마이크로소프트가 최근 윈도우 업데이트를 통해 윈도우의 메모장과 그림판의 일부 기능을 유료화했다고 합니다. 정확히는 메모장과 그림판의 AI 기능을 구독서비스인 Microsoft 365에 통합해서 제공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AI 기능만 유료화되는거고 일반적인 기능은 계속 쓸 수 있다고 합니다.
테스트해보니 그림판에서는 이미지 생성 기능을 선택하면 아래와 같이 구독이 필요하다는 메시지가 나옵니다. Microsoft 365에 포함된 AI 크레딧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이미지 생성 기능 외에 생성형 지우개, 배경 제거 등의 기능은 아직은 무료로 쓸 수 있습니다.

메모장에서는 AI 기능 대부분이 다 유료화 되었습니다. 톤을 바꾸거나 내용을 줄이거나 맞춤법을 검사하는 등의 기능을 쓰려면 Microsoft 365 구독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마이크로소프트의 AI 중심 행보 + 윈도우를 서비스화하는 움직임에 걸맞는 행보입니다. 윈도우는 더이상 OS라기보다는 광고판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니까요.
예전 같았으면 윈도우에 있는 여러 광고 기능을 끄는 설정을 했겠지만 이젠 윈도우를 주력으로 쓰지도 않고 광고와 관련된 설정도 너무 많아서 이젠 그냥 포기하고 쓰고 있습니다. 어차피 주로 맥이나 아이패드를 쓰고 윈도우는 게임할 때만 쓰기도 하구요.

그래도 메모장과 그림판은 운영체제의 기본 기능처럼 인식될 정도로 오래된 앱들인데 이거까지 유료 구독 서비스에 묶어버리는건 그래도 약간 선 넘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애초에 오피스 365를 Microsoft 365로 바꾼 시점에 운영체제 자체도 월 구독으로 바꿔버리는거 아닌가 싶었는데 그 첫 걸음인 것 같기도 합니다. 윈도우가 공짜인 것도 아닌데 말이죠.
전 예전부터 윈도우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더 싫어져서 윈도우에서 조금도 작업하고 싶지 않을 정도입니다. 불필요한 리소스를 먹는 것은 물론이고 이런저런 광고 팝업을 보다보면 순간순간 짜증이 치밀어 오릅니다. 미팅 중에도 수시로 “PC 게임을 좋아하세요?”라고 물어보질 않나, 매번 업데이트할 때마다 검색엔진과 브라우저를 바꾸고 Microsoft 365 구독하라고 권하질 않나. 제가 돈 벌려고 컴퓨터를 쓰는건지 돈을 뺏기려고 쓰는건지 모를 지경입니다.
그래서 간혹 윈도우에서 작업하다가 맥이나 리눅스 환경으로 돌아오면 힐링되는 느낌입니다. 맥OS만 해도 앱스토어를 제외하면 광고 하나 없고, 운영체제의 기본 기능도 모두 하드웨어를 사면 추가비용 없이 쓸 수 있습니다.(물론 하드웨어가 비싸긴 하지만) 심지어 Apple Intelligence 같은 AI 기능도 포함해서 말이죠.
만약 애플이 Apple Intelligence를 월구독 형태로 유료화했다면 온데서 다 욕 먹었을건데 확실히 사람들은 MS에 관대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전 요즘 PC 용 스팀OS가 출시되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차피 지금 윈도우 PC가 집에 있는 이유는 게임 때문인데 PC용 스팀OS가 잘 나온다면 적어도 집에서는 윈도우를 완전히 몰아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물론 NVIDIA 드라이버 문제 등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겠지만.. 스팀머신의 꿈을 또 한번 기대해봅니다.
안그래도 윈도우 별로 안 쓰지만 이런 행보를 계속한다면 앞으로도 윈도우가 제 주력이 될 가능성은 0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