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 원판 모양 펜팁 터치펜 사용 후기

예전에 스마트폰용 터치펜을 만들던 회사 중 “Jot” 이라는 브랜드가 있었습니다. 애플펜슬이나 갤럭시 펜 같은 제조사 전용 스타일러스가 나오기 전 스마트폰 / 태블릿 PC 용 스타일러스로 유명했던 브랜드죠.

다른 정전식 스타일러스와 달리 Jot의 특징은 펜촉에 원판(디스크)가 달려있다는게 특징입니다. 이 디스크가 화면과 밀착되어 손가락 터치를 흉내내는 방식입니다. 두꺼운 펜촉을 갖고 있는 다른 정전식 펜과 달리 펜촉이 얇고 투명해서 좀 더 정밀한 조작이 가능하다는게 특징이었죠.

그리고 시간이 지나 세상은 애플 펜슬이나 갤럭시 S 펜 같은 제조사에 종속된 스타일러스가 유행하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손가락을 대신하는 정전식 펜 대신 여러가지 기능을 탑재할 수 있어서 유리하거든요.

하지만 정전식 스타일러스는 제조사 상관 없이 페어링 과정도 필요 없이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폰 같은 경우 애플 펜슬을 어차피 못 써서 정전식 스타일러스를 써야만합니다.

요즘 정전식 스타일러스는 다이소에 많은데, 대부분 끝이 뭉특한 방식이 많습니다. 그런데 오늘 위에서 언급한 Jot 과 비슷한 방식의 디스크형 스타일러스를 발견했습니다.

이름은 “정밀한 원판 모양 펜팁 터치펜”. 무려 가격이 1,000원입니다.(참고로 Jot은 2만원 ~ 5만원 했었습니다.)

(깜빡하고 패키지는 못 찍음)

겉보기에는 그냥 다이소에서 파는 일반적인 스타일러스와 다를바 없어 보이나..

끝에 이렇게 원판이 달려있습니다.

당연히 마감이나 재질 등 여러가지가 Jot보다 못하겠지만 방식 자체는 동일한 방식이라 뭉특한 스타일러스에 비해 정밀한 필기감을 자랑합니다. 원래 2018 아이패드 프로에서 애플 펜슬도 필기보다 주석용으로 사용하고 있었던터라 그 용도에서는 천원 이상의 값을 합니다.

디스크의 재질은 실리콘 재질이라 아이패드 프로 화면에서도 부드럽게 써집니다. 애플펜슬은 미끌거리는 느낌이라면 이 펜은 적당한 마찰력이 있습니다. 정밀한 필기는 무리겠지만 필기도 어느정도 가능한 수준입니다.

다만 단점은 정전식이라 팜 리젝션이 안된다는겁니다. 쉽게 말해서 필기할 때 손을 화면에 대고 쓸 수 밖에 없는데 이때 오인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애플 펜슬은 손가락 입력과 펜 입력을 OS에서 분리해서 인식하지만 이런 정전식 펜은 손가락과 동일하기 때문에 필기하다가 손의 다른 부분 때문에 튀어버리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 가장 치명적인 단점은 실리콘의 마감인데, 가격을 생각한다고 해도 마감이 좋지 않습니다. 이 실리콘은 화면에 직접적으로 닿는 부분이라 기기에 생기는 스크래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벌써 기스도 나있는 것 같고 뭔가 딱 봐도 마감이 별로(참고로 개봉 30분 후)

저도 이 펜으로 한참 테스트하고 난 다음 아이패드 프로 화면을 밝은데 비춰 보니 벌써 미세한 기스가 두 군데 생겼습니다 – _-;;

찾아보니 디스크 방식의 경우 화면에 먼지가 있을 경우 디스크가 이동하면서 먼지랑 같이 화면을 긁어서 미세한 기스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Jot 도 그렇고 이런 디스크 방식의 스타일러스에서 미세한 기스는 어쩔 수 없는 모양이지만 이건 저 마감 때문에 더 심할 것 같습니다.

이런 먼지로 인한 기스는 애플펜슬도 동일하지만 애플 펜슬은 닿는 면적이 넓지 않아서 상대적으로는 덜할겁니다.

생각보다 가격 대비 엄청 괜찮아서 스크린샷 주석용으로 좀 써볼까 했는데 이 치명적인 단점으로 인해 그냥 서랍으로 봉인해버렸습니다. 가격이 싸다고 아이패드 프로에 기스를 낼 수는 없으니 말이죠.

마감만 괜찮았어도 꽤 괜찮았을 것 같은데 아쉽습니다. 스크린샷 주석용으로 쓰기엔 딱인데.. 차라리 애플 펜슬 USB-C 모델이라도 구매해야하나 싶기도 하네요.